저질 체력을 타고 났지만 요새는 특히 그렇다. 7~8시간 자고 깨도 잔 것 같지 않다. 더 잔다고 피로가 더 풀리는 것도 아니다. 번잡한 운동은 못하겠고, 산에 다니기로 했다. 허벅지에 근육이 좀 붙으면 그래도 피로가 덜 해질까 싶어서. 일주일에 서너번 정도만 가려고 한다. 그 이상 가기엔 시간도 여의치 않고. 일단 해보고 모자라면 더하든가 해야지.
산이라 해봐야 동네 근처에 있는 뻔한 산이다. 바로 집 앞은 망우산, 조금 건너가면 용마산, 더 가면 아차산. 이렇게 알고 살아왔는데, 정확히는 아차산 내에 용마봉, 망우봉이 있는 것이었다. 20여년을 다녀 놓고 이제야 알다니; 물론 그래봐야 군대 가기 전 거의 매일 가던 시절 빼고는 기껏해야 한 해에 네다섯번 가면 많이 가는 것이었으니. 이곳엔 거진 일 년 만에 오르는 것 같다. 그제는 포장도로를 따라가다 정상까지 안 가고 돌아 내려왔다. 두시간 정도 걸렸다. 어제는 좀 더 재촉해 용마산 정상까지 다녀 왔다. 더 빨리 걸어 두시 간 반 정도로 걸렸다.
햇볕을 피하려고 반팔 위에 셔츠를 걸치고 갔더니 땀이 한바가지였다. 땀 삐질하며 헉헉대며 걷는데, 주변에 다 중장년들. 내 또래에 평일 오전에 산에 갈 사람이 얼마냐 되겠냐만은. 아무튼 크게 신경은 안 쓴다. 당장 떨어진 체력 회복이 급하다. 당장은 체력이 떨어져서인지, 그제는 낮잠을 두시간이나 잤다. 한동안 잠 안들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할 듯.
이곳저곳에 산딸기가 참 많았다. 빨갛게 맺힌 것이 탐스러워 한 입 먹어보았다. 결과는 후회. 몇 년전 먹었을 때는 새콤하기라도 했는데. 이건 아예 맹맛이다. 덜 익은 건지 뭔지, 몇 개 더 먹었으나 마찬가지. 그냥 보는 걸로 만족해야지. 어쨌든 꾸준히 해야 겠다.